김은희 58회

아버지 어릴 적 입으시던 옷

아버지(김광한,1921년생)께서 어릴 적 입으시던 옷을 기증하고자 합니다. 


이 옷은 경운박물관에서 열린 2005년 <옛 어린이 옷-그 소중한 어여쁨> 전시와 도록을 통해서 이미 김 씨 집안 아동복으로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집안은 조선 말기 사대부가의 후손으로 본가가 종로구 계동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아버지가 어릴 적 입으신 옷들은 궁녀들이 궐 밖에 나와 궁내의 바느질 솜씨를 발휘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버지는 독자여서 배냇저고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옷들을 오랫동안 보관해 왔는데, 그 중에서 오색동다리와 색동저고리는 한 땀 한 땀 천을 이어 색동을 만든 것입니다. 다른 옷과는 달리 푸른 깃에 붉은 고름의 조화로운 보색 대비로 한층 멋을 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여름에 태어나셔서 특별히 기억할 만한 여름옷이 많습니다. 십오륙세에 입으셨던, 사대부 옷의 형상을 본뜬 여름 두루마기는 참으로 호사스럽습니다. 특히 궁내와 궁 밖의 솜씨가 다른 금박이 지금껏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의 아버지의 어였을 때 첫 임무가 능참봉이셨는데 그 옷들은 아마도 직책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를 백의민족이라 일컫지만, 아버지 어릴 적 옷을 직접 보면서 자란 저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감각적인 색의 대비와 유려한 선, 감하면서도 부드러운 다양한 모양 옷과 옷의 조합 그리고 옷감의 소재가 자연에서 얻은 것임에도 자유롭고 변화무쌍하게 드러나 있는 패션 감각은 참으로 놀라운 바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특별한 날에 입었던 밝고 아름다운 색상의 옷은 입는 이와 보는 이의 기분을 즐겁게 합니다. 


먼 훗날 다시 돌아보아도 꼬까옷 입고 마냥 기뻐했던 기억은 빛나는 보석처럼 우리 삶 속에 박혀 있을 것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안동 김 씨 영의정 김좌근의 5대손입니다.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묘막 겸 별장인 99칸 기와집은 경기도 문화재 민속자료 12호입니다. 


어머니와 상의해서 이 문화재는 서울대학교에 기증하였고, 아버지의 어릴 적 옷은 근현대 의상이니 대한민국의 대표 어미니 학교인 나의 모교에 기증합니다. 우리 전통 아동복의 계승발전을 위해 좋은 자료가 되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아껴 보존해 주신 여러분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기증소장품


기증 소장품


Kyungwoon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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